영화 <코다>는 윤여정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 시상자가 되어 화제가 되었던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분명 아름다운 영화입니다. 여러 면에서 장점을 많이 지니고 있는 영화이지만 작품상 수상작으로서는 의아심을 가지는 작품입니다. 아카데미 작품상에서 흔히 보기 어려운 영화 <코다>에 대한 줄거리와 소개 및 원작과 다른 점에 대해서 알아보고 감상평에 대해 리뷰하겠습니다.
영화 <코다> 줄거리
주인공인 루비는 어업을 생업으로 하는 가족들 사이에서 살아가는 소녀입니다. 하지만 그 가족들은 루비를 제외하면 전부다 청각장애인입니다. 루비는 그 안에서 씩씩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어려움도 많고 학교에서는 놀리는 아이들도 있지만 루비는 개의치 않습니다. 루비의 취미는 노래입니다. 가족들은 소리를 듣지 못하기 때문에 루비는 뱃일을 하는 동안에 자연스럽게 노래를 부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루비는 노래에 대한 열망과 마일스에 대한 관심으로 합창단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미스터 브이를 만난 루비는 노래의 재능을 인정받게 됩니다. 물론 미스터 브이와 약간의 오해와 갈등이 있지만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루비에게 일어나는 중요한 갈등은 가족의 일과 자신의 꿈 사이에서 일어납니다. 아버지와 오빠는 폭리를 취하는 불합리한 조합에서 빠져나와 자신들이 조합을 만들기로 합니다. 이로 인해 일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말을 할 수 없는 가족으로서는 루비에게 더욱 의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미스터 브이는 루시를 줄리어드 음대에 추천하겠다고 합니다. 미스터 브이는 루비의 재능이 대단하고 줄리어드에 입학하면 그 재능을 꽃피울 수 있을 거라 본겁니다. 하지만 애초에 노래를 듣지 못하고 그래서 엄청나게 큰 소리로 리듬감이 뛰어난 힙합 음악만 느끼는 로시 가족에게 있어서 루비의 꿈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 가족의 일이 우선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당연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때 루비 없이 배를 탔다가 다가오는 해안경비선의 경고를 듣지 못하고 사고가 일어나게 됩니다. 이 사건 이후 루비는 꿈을 포기하려고 합니다. 자꾸만 레슨 시간에 늦는 루비 때문에 미스터 브이와 마찰이 일어나고 영화는 하이라이트 장면으로 향합니다. 이 하이라이트 장면에서 영화의 갈등은 끝이 납니다. 나머지는 길게 이어지는 엔딩장면 같은 겁니다.
소개 및 원작과 차이점
<코다(CODA)>는 청각장애인 부모를 둔 비장애인 자녀를 뜻하는 'Children of Deaf Adult'의 약자입니다. 94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작품상부터 남우조연상, 각색상을 수상한 이 영화는 가족, 음악, 드라마 장르가 조화를 이룬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실제 코다인 베로니크 풀래의 자전적 소설 <수화, 소리, 사랑해>를 바탕으로 만든 프랑스 영화 <미라클 벨리에(2014년 작품)>을 리메이크했습니다. 루비의 아버지 프랭크 역의 트로이 커처는 오스카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농인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했습니다. 그 외에도 루비의 어머니 재키 역의 배우 말리 매트린, 오빠 레오 역의 다니엘 듀런트 배우는 실제 청각장애인입니다. 이 영화는 원작과는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며 보다 할리우드 스타일에 맞게 잘 만든 작품입니다. 원작과 비교해 배경, 가족의 일과 가족 구성원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프랑스 농촌 마을에서 목장을 운영하는 가족의 이야기를 미국의 작은 어촌 마을로 옮겼고, 컴퓨터를 잘 다루면서도 누나 절친을 꼬시는 악동인 남동생을 오빠로 바꿨습니다. 동시에 오빠의 역할이 강해졌습니다. 분량이 적기는 했지만 오빠인 레오가 루비에게 화를 내며 너는 너의 길을 가라고 말해주는 장면이라든지 가족들에게 루비의 가능성에 대해서 설명하는 장면은 좋았습니다. 원작에선 마을 시장이 추진하는 농지 재개발을 조업 활동 제한으로 바꿨습니다. 그리고 원작에 비해서 성적인 뉘앙스와 장면이 좀 약해진 대신 할리우드 스타일의 희망찬 분위기가 더해졌고 원작의 들뜬 분위기와 샹송은 밝고 차분한 분위기와 친숙란 조니 미첼의 노래로 바뀌었습니다. 영화 <코다>는 원작에 거의 근접할 정도의 완성도를 보여줬으며 일부 장면에서는 원작에 미치지 못하지만 보다 더 나은 부분도 있었습니다.
감상평 - 평범하게 볼만한 영화
이 영화는 좋은 이야기입니다. 가볍고, 즐겁고, 행복해지는 할리우드가 좋아하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보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면은 학교를 찾아온 학부모들 앞에서 펼치는 학예회에서 루비는 멋지게 노래를 부르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에서 루비의 가족들은 나름대로 호응하고는 있지만 정작 노래는 들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영화는 가족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루비의 공연을 보여줍니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적막한 가운데 노래와 연기를 펼치는 루비의 모습을 멍하니 보는 그 적막과 무음의 상태가 가슴을 저리게 만듭니다. 그리고 루비의 노래가 끝났을 때 주위에서 박수를 치는 것을 보고 반응하는 엄마의 모습은 가슴이 아픕니다. 또한 루비와 다른 친구들이 노래를 부를 때 집중하기 못하고 지루해하는 모습 또한 이 비극을 더욱 강하게 드러냅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온 후 루비에게 노래를 불러달라고 하고 그런 루비의 목에 손가락을 대고 진동을 느끼는 아버지의 표정에서는 말할 수 없는 간절함이 느껴집니다. 루비의 노래를 듣지는 못하더라고 진동이라도 느끼려고 하는 모습이 이 영화 감동의 집약체일 겁니다. 문제는 이 영화가 지닌 감동과 장점이 명백한 만큼 단점도 명확하다는 겁니다. 영화의 갈등은 그 깊이가 얕고 디테일은 살아나지 않습니다. 전반적으로 쉬운 만큼 담긴 의미가 적은 편이고 영화의 막바지에 위기에 처한 루비가 당황하는 상황에서 미스터 브이가 나타나서 피아노를 연주해 주고 루비는 노래하며 수어 동작까지 추가하는 일은 너무 작위적이었습니다. 이야기도 너무 뻔하고 얄팍하다는 점, 갈등은 너무 쉽게 봉합되고 마일스의 분량은 그저 루비를 이끌어주고 루비의 부모님이 관계를 맺는 소리에 놀라 학교에 소문을 내는 정도로 끝날 뿐입니다. 루비의 노래를 이해하지 못했던 가족들의 태도도 아버지가 루비의 목에 손가락의 가져다 댄 장면 이후로 할리우드가 좋아하는 방식 그대로 급격하게 진행됩니다. 가볍게 해결되는 갈등 구조, 평범하기 짝이 없는 진행, 후반부의 뻔한 클리셰들이었습니다. 각색상은 이해가 가지만, 작품상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물론 평범하게 볼만한 괜찮은 영화입니다. 충분히 추천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그러나 놀라운 연출력과 날카로운 이야기로 무장한 <파워 오브 도금>, 할리우드식 대작인 <듄>, 하루키 소설의 완벽한 영화화를 보여준 <드라이브 마이카>에 비해서 더 나은 점을 모르겠습니다. 딱 그만큼의 감동과 아픔이 느껴지는 작품이었습니다.